2005년도 언론계에서 바라는 ‘희망 뉴스’는 무엇일까. 대다수 기자들은 평화적 남북통일이 물꼬를 트고 국내외 경기가 회복돼 구조조정이나 임금삭감과 같은 위기 상황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 언론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첨예한 갈등구조가 현명한 해결책을 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2005년 언론계에서 일어났으면 하는 희망 뉴스를 가상으로 엮어봤다.
남북통일 물꼬, 언론사 북한 취재본부 개설
남북 정상이 8월 10일 두 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점진적 통일에 대한 합의를 이룸에 따라 남북 민간 교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남한 언론에 취재 허용을 공식적으로 밝혀 언론사들의 북한 취재본부 개설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 20일 남측 외교부에 보낸 서한에서 “남북 통일에 대한 구체적 절차의 일환으로 남북 상호간 언론 취재를 허용하자”고 밝혔다. 같은 날 외교부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북측에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으며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를 다음달 12일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통신사를 비롯한 신문, 방송사들은 북한 취재본부 개설을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하며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한창이다. 한 언론사 편집국장은 “드디어 우리 기자들이 북한 전역 곳곳을 누비고 뉴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전 세계로 한국 기자들이 만들어 낸 뉴스가 공급되게 돼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언론 신뢰회복 위한 사장단 정기모임
보수와 진보로 나눠졌던 신문사 사장들이 ‘언론 신뢰 회복을 위한 정기 모임’에 전격 합의하고 공동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조선, 중앙, 동아 등 이른바 ‘조중동’과 한겨레, 경향신문, 서울신문 등의 ‘한경서’ 신문사 사장들이 지난 8일 서울시내 모호텔 찜질방에서 만나 서로 축 쳐진 심신을 달래며 “이러다간 모두 다 죽을지도 모르니 쓸데없는 일에 기 싸움 하지 말고 다 같이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문사 사장 말에 따르면 “사장들이 앞으로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여 언론 현안에 대한 논의도 하고 신문사 운영과 관련해 공동으로 대책 마련을 모색하기로 했다”면서 “그렇다고 편집권에 대한 의견 제출이나 건전한 상호 비판에 대해서 문제 삼는 것은 아니며 경영을 비롯해 극단으로 치닫는 대립의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소식을 접한 다른 신문사 사장들도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뜻을 내비쳐 언론사상 처음으로 신문사 사장들간 정기 모임이 정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희망신문 왕대박 기자 “로또 1000억 당첨”
최근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며 좌초 위기에 직면한 희망신문에 그야말로 ‘희망’이 나타났다. 희망신문 사회부 왕대박 기자가 1천억 로또에 당첨돼 그 중 절반인 5백억원을 회사에 기부했기 때문이다.
왕 기자는 지난 26일 1266회차 로또 발표에서 1등 상금인 1천억원에 당첨됐다. 왕 기자는 28일 출근과 함께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회사에 5백억원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어려워 동료 기자들도 의기소침하고 언론사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가슴이 아팠다”면서 “사실 지난주 금요일 꿈에 우리 회사 정문 앞에 돼지 1천 마리가 놀고 있는 것이 나타났는데 이것이 로또 당첨에 결정적 기여를 한 듯 하다”고 밝혔다.
왕 기자는 또 같은 부서 동료 기자들에게 각각 1백만원씩 ‘희망금’을 나눠주기도 했다.
희망신문 편집국 한 기자는 “왕 기자가 나눠준 이 돈도 모두 모아 회사 살리기에 쓰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언론인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되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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