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완충지대' 역할 하기를
김경철 한국일보 체육부 부장
2005년 기자협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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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철 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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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는 올해 뜻깊은 두 가지 행사를 가졌다. 하나는 지난 8월의 창립 40주년 기념식이었고, 다른 하나는 한국기자협회 주도로 11월에 아시아기자협회(AJA)가 발족한 것이다.
기자의 자질향상과 언론자유수호, 친목도모 등의 강령으로 내걸고 1964년 8월 결성된 기자협회는 군사정권의 언론통제에 맞서 언론자유를 지키는 보루 역할을 했다. 또 그로부터 40년이 흐른 올해에는 아시아 기자들의 단결을 통해 아시아 지역의 발전과 평화, 언론의 발전을 논의하게 될 국제 언론 기구인 AJA의 산파역을 했다.
두 행사 모두 자부심을 느낄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마음은 그다지 흔쾌하지 않았다. 한국 언론끼리 물어뜯는 작금의 언론환경이나 시퍼렇게 멍든 기자의 자긍심과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경사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점에서 기자협회에 아쉬움이 많다. 무엇보다 내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심각해진 언-언 갈등에 대해 기자협회가 제 구실을 했는지 의구심을 들기도 한다.
언론사간의 상호비평은 언론의 부적절한 담합을 억제하고 상호 감시를 통해 언론의 일탈을 견제하는 나름의 기능도 있다. 그러나 일부의 비평은 상호 존중과 언론창달을 전제로 한 것이라기보다 보수냐 진보냐는 이념 논전(論戰)이나‘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감정적 또는 자사이기주의적인 성향을 띠고 있는 듯하다. 이 바람에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하루가 다르게 추락해 언론의 존립 기반이 붕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기자협회는 갈등과 충돌의 완충지역 노릇을 성공적으로 하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의식을 했든 못했든 일각의 언론사 편가르기에 편승하거나 조장하는 듯한 인상도 줬다. 예를 들어 기자협회보의 경우 정치권이 첨예하고 대립하는 뉴스에 대해 특정 3개사와 다른 특정 3개사의 상반된 논조만 부각할 뿐 중립적 입장에서 옳고 그름을 가려보려는 언론은 정작 외면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정도를 걸으려는 언론에 대한 일종의 역차별인 셈이다.
기자협회가 새해에는 언론계의 갈등과 충돌을 지양해 회원들을 위한 상생의 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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