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콘텐츠'… 결국 그 중심은 인간




  현대원 교수  
 
  ▲ 현대원 교수  
 
방학을 맞아 제일 바쁜 일이 그간의 빚 청산이다. 학기 중이라는 핑계로 미뤄왔던 외부 특강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의 외부 강의 요청은 주로 매체 환경의 변화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룬다. 급변하는 매체환경이 자신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또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지에 관한 언론사, 인터넷 기업, 시민단체, 그리고 정부기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 주체들이 관심은 필사적이라 할 만큼 뜨겁다.



하나의 정보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전달할 수 있어야 미래에 생존할 수 있다는 코프(COPE:Create Once, Publish Everywhere) 개념이 중심이 된 강의에는 콘텐츠 생산과 유통에 관련된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동시에 유비쿼터스 미디어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등장하는 디지털 기술들이 매체 산업과 결합되고 구체적으로 실생활에서 구현될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미래 준비 작업의 필요성에도 공감대가 쉽게 형성되곤 한다.



기술이 필요를 창출하는 것인가 아니면 시장의 필요를 기술이 반영하는 것인가라는 논쟁에 상관없이 현재의 눈부신 기술의 발전이 정보·엔터테인먼트 산업 전체를 가장 주목받는 산업군으로 부상시키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올해에 본격 상용화되고 있는 이동멀티미디어방송인 DMB를 시작으로 광대역 통신망 기반의 양방향 방송통신서비스인 IPTV, 그리고 내년에 상용화가 이루어지는 광대역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와이브로(WiBro)에 이르기까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들로 무장한 다양한 방송통신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로 인한 유비쿼터스 퍼스널 미디어 혁명이 우리의 국제 경쟁력이라는 점도 강조된다.



여기서 우리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할 핵심은 기술만의 한계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 지금과 같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신기술 기반의 새로운 플랫폼들을 채워줄 콘텐츠 산업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소수의 신문들과 방송사들의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이 인터넷과 위성·케이블의 등장으로 분산되어 갈 때, 콘텐츠 유통의 중요성이 많이 강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매체의 다원화와 채널수의 급증은 결국 콘텐츠 그 자체로 무게 중심을 다시 옮겨놓고 있다. 콘텐츠 관련 기업들의 최근 주가 동향을 보면 ‘콘텐츠는 여전히 왕’임을 외치고 있는 듯하다.



콘텐츠가 여전히 왕이 되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다매체 다채널 환경에 적합하도록 고려되고 제작되어야만 한다. 킬러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동원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즉 실패에 대한 위험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말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리스크를 새로운 다매체 다채널 전략 등을 통해 분산해야할 필요성이 생겨난다.



그렇다면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인적 자원의 우수성에 필요 자본과 기술이 접목해야 하며, 콘텐츠와 유통을 유기적으로 잘 접목시킬 때 가능한 것이다. 매번 이런 강의를 하면서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은 기술과 자본을 말하다 결국은 그 중심에 있는 인간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인적 자원의 가치를 잘 이해하는 기업이 결국 승자가 아닐까 한다. 현대원 서강대 신방과 교수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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