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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기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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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국기자협회가 이 땅에 태어난 지 41돌 되는 날입니다. 아시다시피 기자협회는 정권의 탄압에 맞서 언론자유를 지켜내고자 자랑스런 선배들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선배들은 협회 설립과 함께 또한 기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윤리강령도 제정했습니다. 그것은 △언론자유 수호 △공정보도 △품위유지 △정당한 정보수집 △올바른 정보사용 △사생활 보호 △취재원 보호 △오보의 정정 △갈등 차별조장 금지 △광고 판매 활동의 제한 등입니다.
오늘 생일을 맞아 이 같은 강령이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체화되어 있는지 겸허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우리는 또한 스스로에게 되묻고자 합니다. 우리는 과연 확인에 확인을 거듭한 객관적인 사실만을 양심에 따라 공정보도하게 보도하고 있는가? 우리는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럼 없이 주어진 소명을 다하고 있는가?
기자들은 때로는 시대에 맞서며, 때로는 시대와 더불어 호흡하며 시대정신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입니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운명적인 존재가 바로 우리 기자들입니다. 변화는 하되 변질돼선 안 되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가치이기도 합니다.
지금 언론을 둘러싼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습니다. 신문 방송, 서울 지방 할 것 없이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사판단은 데스크가 아니라 광고가 한다”는 웃지 못할 얘기까지 떠도는 실정입니다.
‘안기부 X파일’을 놓고 “이를 보도할 경우 우리 회사에 득보다 실이 많다”며 보도를 미뤘던 일은 우리를 절망케 합니다. 어느새 우리는 “진실인지 허위인지, 정의인지 불의인지”를 묻는 대신 이해득실을 따지는 지경에 와 있습니다.
하지만 저널리즘 회복을 위한 기자들의 부단한 노력과 기자직에 대한 자부심이 우리를 버텨주는 희망입니다. 올 들어 잇따라 편집 보도 사령탑을 맡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이념과 주의 주장 대신 팩트 찾기에 몰두하는 모습은 바로 그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안기부 X파일을 찾아내고 진실을 밝혀낸 문화방송 이상호 기자와 조선일보 이진동 기자의 투철한 기자정신은 저널리즘의 소생을 알려오는 신호탄입니다.
신문은 신문대로, 방송은 방송대로, 온라인 매체는 또 그들 나름의 특징을 살리면서 진실추구에 나설 때 저널리즘은 제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누굴 탓하기 앞서 자신을 겸허하게 되돌아보며 대안모색에 나서는 매체가 이 시대 언론을 이끌어 갈 것이 분명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갖지 않는 이는 누구로부터도 존중받을 수 없습니다. 언론의 변화와 개혁 그리고 발전은 오로지 우리 스스로의 몫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 해선 안될 일을 가려 한다면 먼 훗날 후배들은 틀림없이 이렇게 말할 겁니다.
“2005년 대한민국 기자들 정말 대단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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