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기자 시절"나 다시 돌아갈래!"

후배들이 말하는 '기자의 날'




  박지영 강원도민일보 문화부 기자  
 
  ▲ 박지영 강원도민일보 문화부 기자  
 
밤 9시를 훌쩍 넘긴 시간, 또랑또랑한 TV 뉴스 앵커의 멘트가 귓등을 스쳐 지나가고 바삐 돌아가는 윤전기소리가 아득하기만 하다.



예전 야간 당직을 서는 날이면 TV 뉴스 모니터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꼼꼼히 연합뉴스를 체크하며 12시까지 시간을 보냈었다. 야간당직이 없는 날에도 다음날 스케줄을 챙기고 재밌는 아이템이 없을까 고민하며 애써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이젠 당직이 있는 날에도 무신경하게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는가 하면 취재원의 전화에도 일관된 어투로 사무적이다.



‘포호빙하(咆虎馮河)’라 했던가. 펜을 조심스럽게 써야 함에도 기사 쓰는 시간이 빨라지면서 두려움도 없어졌다.



어느 직장, 직업이건 3∼4년 몸담고 있다 보면 가시방석 같았던 곳이 내 집처럼 편해지고 생소했던 일들이 일상처럼 익숙해지지만 기자에겐 벗 삼지 말아야 할 것들이란 걸 알고 있다. ‘긴장’이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에겐 가까이 해야 될 것인데 말이다.



다가오는 5월20일 ‘기자의 날’을 맞아 이 글을 쓰면서, 단순히 돈벌이의 수단이 아닌 직장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던 그때의 마음을 반추해본다. 생각해보면 내 작은 기사가 사회의 여론이 됐을 때 신기했었고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됐었다.



선배들은 대략 6년차 정도 되면 한계에 부딪치고 더 안주하게 될 것이라고들 한다. 물론 나 역시 지금 이 순간부터 마음을 다잡고 매너리즘을 극복했다 하더라도 언젠가 또 다시 안일(安逸)의 늪에서 허우적 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럴 땐 내 머릿속 고이 개켜져 있는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릴 것이다. 수습기자라는 딱지를 떼고 ‘박지영’이라는 세 글자가 처음으로 신문에 까맣게 박혀 나오던 날, 윤전기 앞에서 훅 끼쳐오던 신문냄새를 맡으며 감동받았던 그때를 끄집어내 보련다.



‘나 다시 돌아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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