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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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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앙, 동아 등 이른바 보수언론들의 공영방송 KBS 때리기가 도를 넘어설 정도로 줄기차게 이어지고 있다. 이 신문들은 평소 애용하고 있는 언론 관련 필진들을 총동원할 뿐만 아니라, KBS에 유감을 지닌 채 퇴사한 전직임원들을 용케도 찾아내어 아낌없이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정당과의 커넥션 속에서 KBS에 대한 공격 자료를 요긴하게 제공했고, 이도 모자라 공공연하게 자사 비판을 부르짖고 있는 현직 간부의 눈부신 활약(?)은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필진이 화려하고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공통된 핵심 주장은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탄핵방송 때 KBS가 편파방송을 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번 5·31 지방선거에서도 편파적으로 보도할 것 같은 우려가 들며,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KBS가 친정부적인 논조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탄핵방송과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이들의 주장은 얼마나 타당한가? 당시 탄핵 관련 TV 뉴스를 분석했던 필자는 탄핵에 대한 맥락적 이해와 탄핵 사유의 정당성에 대한 심층 분석이 부족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바로 이 점에서, KBS를 비롯한 주요 지상파 방송사들은 다양한 특집 프로그램과 보도기획물을 통해 탄핵 사태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했고, 그 결과 단순히 기계적인 균형을 위해 찬반 의견에 동일한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언론의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저널리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에 비해, 보수신문들은 수십만 명이 도심에 운집한 탄핵반대 촛불집회와 불과 몇 천 명이 참여한 탄핵찬성 모임을 동일한 비중으로 보도했고, 언론학회의 탄핵방송 분석보고서로 지면을 도배한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방송학회와 언론정보학회 그리고 주요 시민단체들의 성명서 발표에는 거의 외면하다시피 했다. 무엇보다도 지난 두 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보수신문들이 이회창 후보를 위해 편파적인 선거보도를 했음은 대부분의 현직 기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진정으로 이 나라의 공영방송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리고 애정이 담긴 비판을 하고 싶다면, 법제도적인 차원에서 공영방송의 개념과 역할을 명확히 하고, 수신료를 비롯한 공적 자금이 6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재원구조를 정상화하는 방안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 아울러 엄격한 외부 경영실사를 통해 방만한 시스템을 개혁하고, 공익성 지수 개발을 통해 프로그램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등 자료에 근거한 보다 구체적인 비판과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얼마 전에 아이들과 ‘빨간 모자의 진실’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섣부른 단정과 어설픈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진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졌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보수언론들이 주도하고 있는 ‘KBS 때리기의 진실’ 속에는 이 애니메이션보다도 수준 낮은 단정과 추측 그리고 의도적 왜곡만이 난무하고 있다. 공영방송의 정치적인 편향을 비판하기에 앞서, 보수신문 스스로 자신의 지난 행적을 겸허하게 성찰하기를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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